탈탄소 소재 시장이 지금 열리고 있다

 

탈탄소 소재 시장이 지금 열리고 있다

지금 세계 소재산업에서 중요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예전에는 철강이나 알루미늄 같은 소재를 선택할 때 가격, 품질, 생산능력, 납기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그런데 이제 여기에 새로운 기준이 들어오고 있다.

바로 “이 소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를 얼마나 배출했는가”다.

이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계기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EU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과도기를 거쳐 2026년 1월 1일부터 CBAM 확정제도를 시행했다. 적용 대상에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이 포함된다.

CBAM의 중요한 점은 탄소배출을 단순한 환경지표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품이 유럽으로 들어올 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반영하는 체계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되면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탄소배출량은 더 이상 공장 안에서만 관리하는 문제가 아니다.

같은 철강을 생산하더라도 어떤 생산방식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제품이 시장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재산업의 경쟁 기준 자체가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

가격과 품질이 좋은 소재를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품질을 유지하면서 탄소배출까지 낮춘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탈탄소 소재가 완전히 새로운 제품 하나를 만들어내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자동차, 조선, 건설, 에너지, 산업기계 등에 사용해온 거대한 소재의 생산방식이 저탄소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소재시장 안에서 새로운 수요와 거래 기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따라서 탈탄소 소재 시장은 언젠가 생길 미래시장이 아니다.

탄소배출이 실제 비용과 무역 조건에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소재를 선택하는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는 현재진행형 시장이다.

그리고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친환경 소재 하나가 추가되는 데 있지 않다.

기존 산업에서 수십 년 동안 사용해온 소재의 생산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 바로 여기에 탈탄소 소재 시장의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


 탄소가 소재의 가격과 경쟁력을 바꾼다

탈탄소 소재를 단순히 “기존 소재보다 비싼 친환경 제품”으로 보면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핵심은 소재 가격에 탄소배출 비용까지 함께 계산하는 시대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2026년 EU의 CBAM에서는 탄소 1톤을 배출하는 데 따른 비용이 대략 11만 원대 수준까지 형성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철강 가격의 일정 비율을 일괄적으로 추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는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철강 1톤을 생산하면서 탄소 2톤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보자.

탄소비용은

2톤 × 11만7천원 = 약 23만4천원

이 된다.

반대로 저탄소 생산방식으로 같은 철강 1톤을 만들면서 탄소배출량을 0.5톤까지 낮춘다면,

0.5톤 × 11만7천원 = 약 5만9천원

으로 줄어든다.

탄소배출량을 1.5톤 줄였을 뿐인데 탄소비용에서 약 17만5천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실제 생산원가까지 함께 계산하면 소재의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일반 철강의 생산원가를 100만원, 저탄소 철강을 115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생산단계에서는 저탄소 철강이 15만원 더 비싸다.

하지만 탄소비용을 포함하면 계산이 달라진다.

  • 일반 철강: 100만원 + 23만4천원 = 123만4천원

  • 저탄소 철강: 115만원 + 5만9천원 = 120만9천원

생산원가만 보면 15만원 비쌌던 저탄소 철강이 전체 비용으로 계산하면 약 2만5천원 낮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물론 실제 CBAM 비용은 제품별 배출량과 적용되는 탄소가격, 원산지와 제도 적용조건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숫자가 아니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생산기술이 앞으로 소재의 원가 경쟁력에 직접 연결될 수 있다는 구조 자체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면, 이제는 탄소배출량이 높은 소재가 시장에서 별도의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만큼 탈탄소 기술의 가치도 달라진다.

단순히 환경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소재의 최종 가격과 경쟁력을 결정하는 생산기술로 바뀌는 것이다.

결국 앞으로 소재시장에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얼마나 싸게 만들 수 있는가?”

에서 끝나지 않는다.

“같은 품질의 소재를 얼마나 적은 탄소로 생산할 수 있는가?”

까지 함께 보게 된다.

이 변화가 본격화될수록 탈탄소 소재는 친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재하는 별도의 시장이 아니라, 기존 소재산업의 경쟁구조 자체를 바꾸는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탈탄소 소재는 지금 어디까지 생산되고 있는가

탈탄소 소재 시장의 현재 위치를 제대로 보려면 발표된 생산계획과 실제 생산·판매 물량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현재 세계 철강산업은 여전히 거대한 규모다. 2025년 세계 조강 생산량은 약 18억5천만 톤에 달했다. 반면 실제 고객에게 공급되고 있는 탈탄소 철강은 아직 이 전체 시장과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그렇다고 탈탄소 소재가 아직 연구실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실제 제품을 생산하고 고객에게 판매하는 단계에 들어갔고, 동시에 기존 제철소의 생산방식을 바꾸거나 처음부터 탈탄소 생산체계를 갖춘 대형 공장을 건설하는 움직임까지 이어지고 있다.

즉 시장의 단계가 기술개발 → 시험생산 → 상업생산 → 대규모 생산설비 확대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SSAB는 이미 탈탄소 철강을 판매하고 있다

스웨덴 SSAB는 이 변화를 가장 먼저 실제 제품으로 보여준 기업 가운데 하나다.

SSAB는 2023년부터 SSAB Zero 생산을 시작했고, 2025년에는 약 9만 톤을 실제 고객에게 공급했다. SSAB Zero는 재활용 철강과 화석연료 없는 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되며,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석탄소 배출량을 철강 1kg당 0.05kg CO₂e 미만으로 낮춘 제품이다. 

9만 톤이라는 숫자만 보면 세계 철강시장에 비해 매우 작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돈을 받고 고객에게 공급되는 상업제품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SSAB는 소량의 제품을 계속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산체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스웨덴 옥셀뢰순드 제철소에서는 기존 고로와 코크스 설비를 전기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새로운 전기로가 가동되면 기존 고로를 대체하고, 연간 최대 150만 톤의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생산 시작 일정은 2027년 2분기로 잡혀 있다. 

SSAB 사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명확하다.

탈탄소 철강을 실제로 판매하기 시작한 기업이 이제 대량생산을 위한 생산설비 전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POSCO는 연산 250만 톤 규모의 전기로를 완성했다

국내에서는 POSCO의 변화가 눈에 띈다.

POSCO는 2026년 6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준공했다. 투자금액은 약 6천억원이다.

이 설비는 기존 고로 대비 탄소배출량을 약 75%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 중요한 부분은 생산제품이다.

전기로를 설치했다고 해서 단순히 일반 철강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POSCO는 고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합탕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동차용 강판과 같은 고급강 생산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탈탄소 소재 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기존 산업에서 사용하던 소재를 저탄소 소재로 바꾸려면 탄소배출량만 낮추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 조선, 산업기계 등에 사용되는 기존 고급 소재와 동일한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확보해야 실제 소재 전환이 가능하다.

POSCO의 광양 전기로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탈탄소 소재가 기존 철강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생산체계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Stegra는 처음부터 탈탄소 생산체계를 만든다

스웨덴의 Stegra는 기존 제철소를 부분적으로 바꾸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스웨덴 보덴에 건설 중인 공장은 그린수소 생산 → 직접환원철(DRI) → 전기로 → 철강 생산을 하나의 생산체계로 연결한다.

회사는 2026년부터 고객에게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간 500만 톤 규모의 그린스틸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과정에서 기존 방식 대비 최대 95%의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2026년 4월에는 현장에 설치되는 37개의 전해조 모듈을 모두 설치하면서 그린수소 생산설비가 실제 가동 준비 단계로 들어갔다. 

이 프로젝트의 의미는 단순히 새로운 철강공장을 하나 짓는 데 있지 않다.

기존에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석탄을 중심으로 사용했다면, Stegra는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를 철광석 환원에 사용한 뒤 전기로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새로운 생산체계를 처음부터 구축하고 있다.

ArcelorMittal도 기존 대형 제철소를 바꾸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철강기업 ArcelorMittal 역시 기존 생산설비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덩케르크 제철소에는 연산 200만 톤 규모의 전기로가 건설된다.

투자금액은 약 13억 유로, 가동 목표는 2029년이다. 이 전기로는 기존 고로 한 기를 대체하게 되며, 완전히 가동되면 해당 사업장의 절대 탄소배출량을 약 25%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생산되는 철강의 탄소배출량도 기존 고로 방식보다 크게 낮아진다.

ArcelorMittal은 고철과 HBI/DRI, 쇳물을 활용하는 전기로 생산방식을 통해 철강 1톤당 약 0.6톤의 CO₂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 고로 방식과 비교해 약 3분의 1 수준이다. 


지금 탈탄소 소재 시장에서 확인되는 변화

이 기업들의 움직임을 한 줄로 연결하면 현재 시장의 위치가 더욱 분명해진다.

SSAB는 이미 탈탄소 철강을 실제 판매하고 있고, POSCO는 대형 전기로 생산체계를 완성했으며, Stegra는 수소·DRI·전기로를 연결한 새로운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고, ArcelorMittal은 기존 대형 제철소를 전기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즉 탈탄소 소재는 더 이상 “언젠가 개발될 기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미 실제 판매되는 제품이 등장했고, 수백만 톤 단위의 생산설비가 건설·전환되는 산업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다만 현재 실제 생산·판매되는 물량과 앞으로 추가될 생산능력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탈탄소 소재 시장의 다음 문제가 등장한다.

생산해야 할 물량은 빠르게 커지는데, 왜 실제 공급능력은 단기간에 빠르게 늘어나기 어려운가.


 왜 탈탄소 소재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가

탈탄소 소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수요가 있다고 해서 생산량을 바로 늘릴 수 있는 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 소재 생산라인에 친환경 설비 하나를 추가하는 정도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철강을 예로 들면 생산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계에서 전기로(EAF), 직접환원철(DRI), 수소환원철(H₂-DRI) 등 새로운 공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탈탄소 소재를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생산설비와 함께 저탄소 전력, 수소, 철광석과 고철 같은 원료, 전력망, 수소 공급망, 저장·운송 인프라까지 동시에 연결돼야 한다.

즉 소재 공장 하나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소재 생산을 둘러싼 산업 인프라 전체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구조다.

특히 수소는 현재 생산 규모 자체가 아직 작다.

저탄소 수소 생산량은 2025년 약 100만 톤 수준으로 추정되며, 2026년에도 전 세계 수소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발표된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를 모두 합치면 2030년 생산능력이 약 2,700만 톤/년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실제 최종투자결정(FID)까지 진행된 프로젝트만 보면 생산능력은 400만 톤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발표된 생산계획과 실제 투자·건설이 진행되는 생산능력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철강 역시 마찬가지다.

수소를 이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H₂-DRI 방식은 기존 고로와 완전히 다른 생산체계를 필요로 한다. 여기에 대규모 전기로까지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설비의 전환이나 신규 건설에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성도 생산량 확대 속도를 결정하는 요소다.

현재 초기 단계의 수소환원철 생산은 지역과 에너지 가격 등에 따라 기존 고로-전로 방식보다 생산비가 50~140%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탈탄소 설비를 건설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과 수소를 확보하면서 실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경제성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탈탄소 소재의 생산능력은 한 번에 수백만 톤씩 시장에 추가되기 어렵다.

공장 건설 → 전력 확보 → 원료 확보 → 수소 생산·공급 → 설비 시운전 → 품질 인증 → 고객 공급이라는 여러 단계가 순차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탈탄소 소재의 공급 확대는 일반적인 소비재처럼 수요가 늘었다고 생산라인을 빠르게 증설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생산설비와 에너지, 원료, 인프라가 동시에 준비되어야 실제 공급량이 증가한다.

그래서 현재 탈탄소 소재 시장에서는 단순히 “생산계획이 몇 톤인가”보다 실제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필요한 생산체계가 구축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는가가 훨씬 중요해진다.

이 구조 때문에 탈탄소 소재는 기술만 확보한다고 바로 대량생산이 시작되는 산업이 아니다.

기술을 실제 생산능력으로 전환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투자가 되는 시장이다.



결론 — 기존 소재시장을 완전히 바꾸는 미래 시장

탈탄소 소재를 단순히 새롭게 등장하는 친환경 소재시장으로 보면 시장의 크기를 제대로 볼 수 없다.

핵심은 기존 시장에 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와 같은 소재는 이미 자동차, 조선, 건설, 에너지, 산업기계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탈탄소 소재는 이 거대한 시장을 없애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사용되고 있는 소재를 새로운 생산방식의 소재로 바꾸는 시장이다.

그래서 시장의 출발점부터 다르다.

새로운 제품이 소비자에게 처음부터 수요를 만들어야 하는 시장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거대한 소재 수요가 저탄소 소재로 전환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한 대에 철강이 필요하고, 선박을 만들 때도 철강이 필요하며, 건물을 짓고 전력설비와 산업기계를 만들 때도 소재가 필요하다.

앞으로 이 제품들이 계속 생산되는 한 소재 수요 역시 계속 발생한다.

달라지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생산된 소재를 사용할 것인가다.

기존 고탄소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 소재에서 저탄소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 소재로 비중이 이동하기 시작하면, 소재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한 제품 교체가 아니라 생산설비와 원료, 에너지 조달체계까지 다시 구축해야 하는 거대한 산업 전환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탈탄소 소재 시장의 미래가 중요한 것이다.

시장 자체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거대한 소재시장이 통째로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교체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확인한 것처럼 이미 실제 탈탄소 철강이 고객에게 공급되고 있고, 대형 전기로가 가동을 시작했으며, 수소환원 기반의 새로운 제철소와 기존 대형 제철소의 생산체계 전환도 진행되고 있다.

아직 전체 소재시장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지만,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앞으로 바뀌어야 할 기존 시장의 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탄소배출이 비용과 거래조건에 연결되면서 소재를 구매하는 기업들도 생산과정의 탄소배출량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

결국 탈탄소 소재의 핵심은 친환경이라는 이름 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거대한 소재시장의 생산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한 번의 유행으로 끝나는 시장이 아니다.

기존 소재를 계속 사용하는 산업이 존재하는 한, 그 소재를 더 낮은 탄소배출 방식으로 생산하는 시장 역시 함께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앞으로 탈탄소 소재에서 중요한 기업은 단순히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아니다.

실제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보하고, 필요한 품질을 맞추고, 고객에게 장기간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가진 기업이 새로운 소재 공급망의 중심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탈탄소 소재는 이제 막 시작된 시장이다.

하지만 그 시장이 향하는 곳은 작은 신규 시장이 아니다.

기존 산업 전체가 사용하는 거대한 소재시장을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바꾸는 시장이다.

그래서 탈탄소 소재를 바라볼 때는 현재 생산량만 볼 것이 아니라, 앞으로 기존 소재시장의 얼마나 많은 물량이 저탄소 소재로 전환될 것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

지금은 초기 단계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만들어질 시장의 크기가 크다.

탈탄소 소재의 미래가치는 새로운 시장을 하나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거대한 시장을 통째로 바꾸는 데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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